한인사회 구직전쟁-1 구인보다 많은 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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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실직자 50개업체 지원했지만 취업실패

비즈니스 침체, 주류기업 해고로 상황 악화

지난해 11월 다니던 업체의 정리해고 조치로 졸지에 실직자가 된 노크로스 거주 한인 K씨(42)는 심각한 구직난에 허탈한 심정이다. 3개월 넘게 가장의 역할을 못하다 보니 자신의 무능함에 차라리 죽고 싶다는 극단적 생각도 들었다.

K씨가 지금까지 구직을 위해 이력서를 제출하거나 구직 광고를 보고 전화 문의한 곳 만도 줄잡아 50여 곳이 넘는다. 한국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컴퓨터 관련 공부를 마치고 직장생활을 하던 K씨는 지난 98년 IMF가 터져 실직하고 LA로 이주했다. 그가 애틀랜타로 온 것은 약 3년 전, 공기 좋고 집값이 싸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라 생각했다. 그는 이곳에 이주한 후 미국계 중소 건설업체에서 컴퓨터 관련 업무를 보다가 회사의 경영이 악화되며 해고됐다.

K씨가 실직한 지난 11월만 해도 그는 오히려 느긋한 마음으로 미국 이주 후 처음 갖는 여유로움을 즐기며 재충전의 기회라 생각했다. 고학력에 전문직에서 일한 경험 등으로 K씨는 쉽게 다른 직장을 찾아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이력서를 제출해도 그에게 연락해 오는 직장도 없거니와, 면접 후에도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들어야 했다.

K씨가 실직한 후 직업전선에 나선 그의 아내가 다행히 한인 식당에서 일하며 근근히 연명을 하지만 가정의 재정상태는 말이 아니다. 집 페이먼트를 두 달째 내지 못했고, 전기와 개스 고지서가 밀려 독촉장이 날아왔지만 뾰쪽한 수가 없다.  

이처럼 애틀랜타 한인들이 사상 최악의 구직난에 고통을 겪고 있다. 한인 언론사 웹사이트나 각종 게시판의 구인구직 코너에는 방문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웹사이트의 구인 구직 섹션에는 구인 광고보다는 일자리를 찾는다는 구직광고가 더 많이 게재되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는 기피하거나 별로 인기가 없던 세일즈 직종이나, 빌딩 청소, 캐셔 등 단순 노동을 요하는 직종에도 방문자들의 행렬이 늘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구직난은 미국 대형기업의 파산 및 대량해고, 소규모 기업의 잇따른 도산과 비즈니스 경영 부진 등으로 감원 및 해고조치가 이어지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주류사회의 감원 조치는 한인 경영 비즈니스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며, 인건비 등 지출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직원을 내보내고 가족단위로 운영하는 한인업소 등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직난이 심각해지자 구직을 위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사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웹사이트 접속 상황을 알려주는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지난해 200만 명 가까운 인력이 실직한 상황에서 이 같은 구직 전문 웹사이트는 접속자 수가 51%나 급증해 1880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직을 위한 정보 사이트는 커리어빌더(CareerBuilder.com), 몬스터(Monster.com), 야후(Hotjobs.Yahoo.com), 인디드(Indeed.com), 심플리하이어드(SimplyHired.com) 등이 인기다.

김승재기자 tim@atlant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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